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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루먼 쇼] 30년간 한 사람을 속인 끔찍한 세상

by 무비레이터 용용 2023. 1. 22.

건물광고에 나오는 남자 얼굴
트루먼쇼

한 남자가 30년 동안 자신을 속이는 인생 세트장에서 살아왔다. 영화 <트루먼쇼>는 여러 의미에서 진실을 찾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를 극명히 보여준다. 전반적인 줄거리를 소개하고 트루먼쇼에서 나는 어떤 관객이었을지 알 수 있는 관객 반응까지 살펴보기로 한다.

 

 

누가 등장하나?

1. 트루먼 버뱅크 역 짐캐리

어릴 적부터 여행가가 꿈이었던 밝은 성격을 가진 긍정적인 인물이다. 어릴 적 바다에서 아버지를 잃은 후로 물을 무서워하는 특징이 있지만 탐구심이 워낙 강하다 보니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불굴의 사나이다. 30년 동안 살아온 답답한 세상을 떠나 섬 피지로 가는 꿈을 가지고 있다.

 

2. 크리스토프 역 에드 해리스

단 한 명을 속이기 위해 대형 세트장을 만들어 '트루먼 쇼'를 설계한 인물로서 사람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TV프로그램 제작자다. 남의 사생활은 침해하면서 정작 자신의 사생활은 철저히 지키는 위선적인 모습을 보인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짓도 할 수 있는 비인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3. 실비아 역 나타샤 멕켈혼

트루먼의 대학교 친구 역할을 맡았지만 각본에는 없던 내용인 트루먼과 진짜 사랑에 빠지게되어 유일하게 트루먼에게 진실을 말하는 여성이다. 남을 속이지 못하는 순수한 인물로 트루먼이 탈출하는 것을 돕는다.

 

4. 말론 역 노아 에머리히

트루먼의 오랜 친구. 평생을 트루먼에게 거짓말을 하며 살아왔지만 얼굴 표정에서 속마음이 다 드러나는 양심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죄책감을 가지고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주인공을 마지막까지 속이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5. 메릴 버뱅크 역 로라 리니

오랜시간 주인공과 함께한 트루먼의 와이프지만 어색한 연기로 인해 가장 먼저 들키게 된다. 트루먼에 대한 애정이 없어도 돈을 위해 끝까지 연기하는 냉정한 여자다. 크리스토프의 가장 큰 조력자로 트루먼에게 가장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30년간 한 사람을 속인 끔찍한 세상

우리가 사는 세상이 조작된 세상이고 내 삶이 누군가에 의해 조종되고 있었다면 세상은 혼돈에 빠질 것이다. 바로 그 생각을 실제로 구현해 낸 영화가 있다. <죽은 시인의 사회>를 만든 '피터 위어'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트루먼 쇼는 짐 캐리(트루먼 버뱅크), 로나 리니(메릴 버뱅크) 등 인기 배우들이 출연한 세기의 명작이다. 가짜로 만들어진 세상에서 한 사람을 속인다는 신선한 소재로 인해 로튼토마토 지수 95%를 기록한 <트루먼쇼>는 국내 포털 사이트 네이버 평점에서도 9.31 정도의 높은 점수를 받는다. 4천만 달러의 많지 않은 제작비를 들여서 대략 6.5배에 달하는 2억 6412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았을 때 흥행에 대성공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인기에 힘입어 7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부터 남우조연상까지 노미네이트 되었다.

진실을 알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

트루먼은 섬처럼 만들어진 대형 세트장 '씨헤이븐'에서 30년 동안 살아왔다. <트루먼 쇼>는 트루먼이 태어났을 때부터 현재까지 그의 모든 삶을 생방송으로 촬영하는 전 세계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다. 그를 제외한 주변인물은 모두 연기자다. 그런데 이 사실을 '트루먼'만 모른다. 어느 날 트루먼에게 이상한 사건이 연달아 벌어진다. 갑자기 하늘에서 생뚱맞게 '시리우스'라고 적힌 조명이 떨어진다. 그리고 어릴 적 사고로 잃은 아버지와 우연히 마주치는데 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아버지를 잡아가는 일이 생긴다. 자신에 인생이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챈 트루먼은 섬에서 나가기 위해 비행기표를 예약하려 하지만 실패하고, 버스마저 고장이나 가지 못하게 된다. 이때 트루먼은 주변사람들이 계속 자기 주위를 맴돌고 있다는 걸 알아챈다. 이제는 아내 '메릴과 친구 말론 모두 의심스럽다. 쇼의 제작자 '크리스토프'는 트루먼의 의심을 풀어주기 위해 아버지와 그를 재회하게 하고 이렇게 트루먼의 의심은 풀리는듯했다. 다음날, 트루먼은 배를 타고 바다로 향한다. 그는 자기 삶이 누군가에 의해 짜인 각본이라는 것을 알고 밖으로 탈출을 시도한다. 세트장 벽에 도달한 트루먼은 계단에 있는 비상구를 찾아 그 문을 연다. 이때 모든 상황을 카메라로 지켜보고 있던 크리스토프는 트루먼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으며 바깥세상은 위험한 곳이라고 겁을 준다. 크리스토프 말대로 세트장이 안전할 수 있다. 하지만 트루먼은 진실을 알기 위해 뒤를 돌아 세상 바깥으로 나간다.

나는 어떤 관객의 모습인가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작품이었다. 자신의 존재를 깨닫고 답을 찾으려는 트루먼의 모습은 마치 새장에 갇혀있던 새가 자유롭게 나는 모습을 본 느낌이었다. 극 중 배경이 되는 씨헤이븐은 인공적인 가짜세상이지만 낙원이라고도 여겨질 수 있다. 낙원은 트루먼에게 안락함을 주는 곳이다. 하지만 트루먼은 이를 거부한다. 안락한 삶에서 매너리즘에 빠지기보다 스스로의 자유를 찾는 게 그에게 더 중요한 우선순위였다. 트루먼쇼를 보면서 나도 마치 영화 속 시청자 중 한 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계속해서 자유를 찾아 몸부림을 치는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었다. 안전한 삶을 버리고 위험하더라도 세트장 밖으로 나가는 트루먼을 보고 진실을 향한 인간의 욕구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마지막 부분에 트루먼이 세트장에서 나갈 때 시청자의 반응은 아래와 같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관객 1은 나처럼 트루먼을 응원하고 그가 탈출한 순간을 기뻐한 집단이다. 관객 2는 트루먼의 여정 자체가 하나의 오락거리 정도로 여기는 공감능력이 부재된 집단이다. 두 관객의 의견을 살펴보자.

(관객 1)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가장 슬펐다. 트루먼의 탈출을 환호하다가 방송이 끝나자마자 채널을 돌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소름 돋았다. 관심이 순식간에 무관심으로 바뀌는 태도가 실제 우리가 프로그램을 볼 때의 모습과 너무 똑같았다.

(관객 2) 자유 없는 천국에서 자유로운 지옥에 산 사람을 본 느낌이었다. 시청자들은 새로운 자극을 원하기 때문에 결국 트루먼의 결말은 비극이었을지도 모른다. 코미디 장르에서만 활약하던 짐캐리의 새로운 연기 시도가 빛을 발한 작품이었다. 영화 속에 숨겨진 많은 메시지와 함께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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